건설사업관리(Construction Management, CM) 제도는 건설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발주자의 입장에서 프로젝트의 기획, 설계, 발주, 시공, 사후관리 등 전 과정 또는 일부 과정에 대해 통합적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적인 관리 방식입니다. 이는 전통적인 발주 방식(설계-입찰-시공 등)에서 발주자가 직접 수행하거나 각 분야별 참여자에게 분산되었던 관리 업무를 CM 전문가 또는 조직에게 위탁하여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건설기술진흥법」 등 관련 법규에서 건설사업관리에 대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1) CM에 대한 정의
건설사업관리(CM)는 건설 프로젝트의 발주자가 건설사업의 기획, 타당성 조사, 분석, 설계, 조달, 계약, 시공관리, 감리, 평가 또는 사후관리 등 각 단계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건설사업관리자에게 사업관리 업무를 위탁하여 관리하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발주자를 대신하거나 발주자를 지원하여 프로젝트를 예산 범위 내에서, 정해진 공기 안에, 요구되는 품질과 안전 수준을 만족시키며 효율적으로 완수하기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입니다.
CM의 핵심은 발주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프로젝트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조정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설계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공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하며, 공사비 절감 및 공기 단축을 도모합니다.
2) CM에 대한 분류
건설사업관리는 계약 방식 및 건설사업관리자가 부담하는 책임과 역할의 범위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분류는 건설사업관리자가 공사비 및 공기 지연에 대한 위험(Risk)을 부담하는지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 용역형 건설사업관리 (Agency CM 또는 CM for Fee):
- 건설사업관리자는 발주자의 대리인(Agent)으로서 기술, 공법, 공정, 공사비 등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공사 실행(시공)에 대한 계약은 발주자가 직접 각 공종별 시공업체와 체결합니다.
- 건설사업관리자는 시공 자체에 대한 위험(공사비 초과, 공기 지연 등)을 직접적으로 부담하지 않으며,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용역 대가를 받습니다.
- 발주자는 CM의 전문성을 활용하되, 궁극적인 프로젝트 수행 및 위험 부담의 주체는 발주자 자신입니다.
-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 (Construction Management at Risk, CM at Risk):
- 건설사업관리자가 설계 단계에 참여하여 시공성 검토, 공법 제안, 공사비 예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 공사 단계에서는 보증 최대 공사비(Guaranteed Maximum Price, GMP) 등을 설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공사를 책임지고 수행합니다.
- 건설사업관리자가 직접 또는 하도급을 통해 공사를 실행하며, 각 공종별 계약은 CM이 체결합니다.
- CM은 GMP 범위 내에서 공사비 초과 및 공기 지연에 대한 위험을 직접 부담합니다. 만약 실제 공사비가 GMP보다 적게 소요될 경우, 절감액은 사전에 합의된 방식(예: 발주자와 CM이 일정 비율로 분배)에 따라 배분될 수 있습니다.
- 발주자는 CM에게 프로젝트 수행에 대한 상당한 위험을 이전하고,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프로젝트를 완료하려는 목적에 부합합니다.
이 외에도 CM의 서비스 범위에 따라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Full-scope CM, 시공 단계 관리만을 담당하는 Partial CM 등으로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CM의 핵심적인 역할과 책임 범위를 구분할 때는 용역형 CM과 시공책임형 CM의 구분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3)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onstruction Management at Risk)의 문제점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 at Risk)는 발주자에게 공사비 및 공기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고 위험을 CM에게 이전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구조적인 특성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이해 상충 문제: 시공책임형 CM은 설계 단계에서는 발주자의 대리인으로서 최적의 설계 및 공법을 제안하는 자문 역할을 수행하지만, 시공 단계에서는 GMP 범위 내에서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해야 하는 시공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주자의 이익(최상의 품질, 최소 비용)과 CM의 이익(공사비 절감액 최대화)이 상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CM이 GMP 이내로 공사를 완료하기 위해 품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저렴한 자재나 공법을 선택하거나 하도급 업체에 과도한 원가 절감을 요구할 유인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투명성 부족: GMP가 결정된 이후, 실제 공사비가 어떻게 집행되는지에 대한 투명성이 전통적인 방식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발주자는 GMP라는 상한선만 알 뿐, CM의 실제 원가나 하도급 계약 금액 등을 상세히 알기 어렵기 때문에 공사비 절감액 배분이나 변경 계약 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습니다.
- GMP 산정의 어려움 및 분쟁: 설계 초기 단계에서 GMP를 산정해야 하므로, 설계의 구체성이 부족할 경우 정확한 GMP 산정이 어렵습니다. CM은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과도한 예비비(Contingency)를 포함시키거나, 반대로 너무 낮게 산정하여 시공 단계에서 원가 부족을 겪고 품질 문제나 공기 지연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설계 변경이나 추가 공사 발생 시 GMP 조정 과정에서 발주자와 CM 간의 분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 발주자의 관리 역량 요구: 시공책임형 CM 계약은 복잡하며, 발주자는 CM의 제안을 검토하고 GMP를 협상하며 계약 이행 과정을 관리하기 위한 상당한 전문성과 관리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발주자의 역량이 부족할 경우 CM에게 끌려가거나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 하도급 계약의 공정성 문제: CM이 직접 하도급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한 경쟁이나 특정 업체와의 불투명한 계약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는 전체 프로젝트의 품질과 비용 효율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시공책임형 CM은 발주자의 요구사항, 프로젝트의 특성, 발주자의 관리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채택되어야 합니다. 계약 내용의 명확화, 투명성 확보 방안 마련, 발주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리 등이 시공책임형 CM의 문제점을 완화하고 장점을 살리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