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실내 공조 시스템은 쾌적하고 건강한 환경 조성을 위해 온습도 조절과 함께 공기 질 관리를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재순환 공기(Recirculated Air)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되지만, 실내 오염물질 관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환기 시스템의 배기구(Exhaust Vent)를 통해 실내의 오염된 공기가 외부로 배출됩니다.
1. 재순환 공기 (Recirculated Air)
정의 및 사용 목적: 재순환 공기란 실내에서 사용된 공기 중 일부를 외부로 완전히 배출하지 않고, 신선한 외부 공기(외기)와 혼합하여 다시 실내로 공급하는 공기를 의미합니다.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시스템에서 흔히 사용됩니다.
주요 사용 목적은 에너지 절감입니다. 외부의 차갑거나 뜨거운 공기를 실내 온습도와 유사하게 만들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반면, 이미 실내 온습도에 가까운 재순환 공기를 활용하면 외기 도입량을 줄여 냉난방 에너지를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조한 겨울철에는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내 공기질과의 관계: 재순환 공기는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실내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산화탄소,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s), 미세먼지, 냄새 등)을 실내에 다시 순환시키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적정 외기 도입량을 확보하고, 재순환 공기를 포함한 전체 순환 공기에 대한 공기질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2. 환기구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종류
환기구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은 기본적으로 실내에서 발생하거나 유입되어 축적된 다양한 종류의 오염물질입니다. 주요 오염물질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미세먼지 (Particulate Matter, PM): PM10, PM2.5 등 크기에 따라 구분되며, 실내 활동(보행, 청소), 건축 자재, 흡연, 외부 유입(황사, 매연 등) 등으로 발생합니다.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가스상 오염물질:
- 이산화탄소 (CO2): 주로 사람의 호흡 활동으로 발생하며, 농도가 높으면 두통, 피로감, 집중력 저하 등을 유발합니다. 실내 거주 밀도를 나타내는 지표로도 활용됩니다.
- 휘발성 유기 화합물 (VOCs):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벤젠 등 페인트, 접착제, 건축 자재, 가구, 세정제 등에서 방출됩니다. 눈, 코, 목의 자극이나 신경계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일산화탄소 (CO) 및 질소산화물 (NOx): 불완전 연소(가스레인지, 난방기 등)로 발생하며, CO는 산소 운반 능력을 저하시키고 NOx는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라돈 (Rn): 토양이나 건축 자재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가스로,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생물학적 오염물질:
- 곰팡이 및 세균 포자: 습기가 많은 곳에서 번식하며 알레르기 반응,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합니다.
- 바이러스 및 세균: 사람의 기침, 재채기 등을 통해 확산되며 감염성 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 집먼지진드기 및 배설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입니다.
- 꽃가루: 외부에서 유입되어 알레르기를 유발합니다.
- 악취 (Odors): 사람의 체취, 음식 냄새, 담배 연기, 건축 자재 냄새, 하수 냄새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여 불쾌감을 줍니다.
3. 오염물질 제거법
실내 공조 시스템에서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관리하는 방법은 다양하며, 발생원 제어, 희석(환기), 공기 정화 기술을 조합하여 사용합니다.
- 오염원 제어 (Source Control):
- 가장 근본적인 방법으로, 오염물질 발생 자체를 줄이거나 제거합니다.
- 저방출 건축 자재 및 가구 사용 (예: 친환경 페인트, E0 등급 목재 제품).
- 흡연 금지.
- 연소 기기(가스레인지, 난방기 등) 사용 시 충분한 환기 또는 후드 사용.
- 정기적인 청소 및 유지보수로 먼지, 곰팡이, 세균 번식 억제.
- 적정 습도 유지 (보통 40~60%)로 곰팡이, 세균, 집먼지진드기 번식 억제.
- 환기를 통한 희석 (Dilution by Ventilation):
- 오염된 실내 공기를 외부의 신선한 공기로 희석하여 오염물질 농도를 낮춥니다.
- 자연 환기: 창문을 열어 외부 공기를 유입시키는 방법.
- 기계 환기: 환기 시스템을 통해 강제로 외부 공기를 도입하고 실내 공기를 배출하는 방법. 법적 기준에 따라 최소 외기 도입량을 확보해야 합니다.
- 열회수 환기장치(ERV): 배기되는 실내 공기의 열/냉기를 외기로 전달하여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환기량을 확보합니다.
- 공기 정화 (Air Cleaning):
- 공기조화 시스템에 설치된 필터나 공기 정화 장치를 통해 공기 중 오염물질을 제거합니다.
- 필터링 (Filtration):
- 미립자 필터: 공기 중의 먼지, 꽃가루, 곰팡이 포자, 세균 등 입자상 오염물질을 물리적으로 포집합니다. MERV 등급이 높을수록 작은 입자까지 효과적으로 제거합니다. (예: HEPA 필터는 0.3 마이크로미터 입자를 99.97% 제거).
- 활성탄 필터 (Activated Carbon Filter): VOCs, 냄새 등 가스상 오염물질을 흡착하여 제거합니다.
- 전기 집진기 (Electrostatic Precipitator, ESP): 공기 중 입자에 전기적 전하를 부여하여 반대 전하를 띤 집진판에 달라붙게 하여 제거합니다. 미세 입자 제거에 효과적이나, 오존 발생 가능성이 있습니다.
- 광촉매 산화 (Photocatalytic Oxidation, PCO): 이산화티타늄 등의 광촉매에 자외선을 조사하여 생성된 산화제로 VOCs 등 가스상 오염물질을 분해합니다. 반응 과정에서 부산물 발생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 자외선 살균 (UVGI: Ultraviolet Germicidal Irradiation): 덕트나 공조기 내부에 UV 램프를 설치하여 공기 중 통과하는 세균, 바이러스 등 생물학적 오염물질의 DNA를 파괴하여 비활성화합니다.
효과적인 실내 공기질 관리는 오염원 제어를 최우선으로 하고, 적절한 환기량을 확보하여 오염물질을 희석하며, 필요에 따라 공기 정화 기술을 적용하는 통합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달성됩니다. 특히 재순환 공기를 사용하는 경우, 시스템에 효과적인 필터 및 공기 정화 장치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